중개보수, 선진국형 거래문화에 "공짜 점심은 없다" 부동산114 2014.10.22 조회수 : 29199 댓글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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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부터 시작된 중개보수(중개수수료에서 중개보수로 공식명칭 변경됨) 현실화 논쟁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10년이상 이어진 중개료 체계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중개보수는 비싼 편일까? 관련 조사에 따르면 주요 선진 국가 중 대한민국의 중개료가 가장 저렴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거래된 부동산가격의 0.3~0.9%를 중개료로 부담하는 반면, 미국 등 선진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는 최저 2%, 최고10%로 우리보다 2~10배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1인당 GDP규모가 우리보다 낮은 중국이 최고 2.8%의 중개보수 요율을 책정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중개보수가 비싸다고 주장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선진국 중개료가 우리보다 비싼 이유는 중개서비스의 질적인 면에서 찾을 수 있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비싼 만큼 고 품질의 중개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선진국은 공인중개사가 단순한 계약 중개의 요식행위를 넘어 컨설팅과 소유권이전에 관련된 법리적 업무(소유권 이전 관련 업무의 경우 우리나라는 법무사가 대행하는 경우가 대부분)까지 전담한다. 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서면보고를 통해 고객과의 소통부분도 강화돼 있고, 일부 국가에서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전에 약속된 시간에만 집을 보여 주는 등, 수시로 전화해 집을 볼 수 있냐고 물어보는 우리와는 고객 응대의 면면이 다르다.

또한 중개보수 책정에는 각 나라 별로 고유의 차이점도 나타난다. 중개서비스의 제공 대상을 매도인과 매수인 중 누구를 주체로 하느냐에 따라 중개료 부담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독일은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자 정해진 중개료를 부담하는 반면, 일본과 프랑스는 매도인과 매수인의 쌍방 합의에 의한 중개보수 금액을 원칙으로 한다. 또 미국과 캐나다 등은 매도인만 중개료를 부담하며, 이탈리아의 경우는 매도인과 매수인의 중개보수 요율이 상호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 대한민국 중개 보수(報酬) "보수공사(補修工事) 중"
지난 해 11월 서울시의 김명신의원이 부동산 중개보수 인하와 관련된 조례 안을 발의한 이후, 국토교통부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중심으로 "중개보수 현실화"와 관련된 논쟁이 한창이다. 결과적으로 김명신의원의 조례 안은 공인중개사협회의 강한 반대에 무산된 바 있지만, 2001년에 법제화된 중개보수 체계의 비현실적인 문제들을 수면위로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의 중개보수 체계는 거래 물건의 유형이나 내용에 따라 다소 편차가 있지만 상한요율은 0.3~0.9%로 법제화돼 있다. 공인중개사가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에게 각각 중개료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1.8%(0.9%*2)로 볼 수도 있다.

이러한 보수체계에 대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상한요율을 선진국 수준에 맞춰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며, 국토교통부는 국내 현실에 맞는 하향 조정에 무게를, 소비자는 지금도 많이 높으니 크게 낮춰야 한다는 입장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각자 처해진 입장에서의 이권에 따라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주장들이어서 논쟁만 가열되고 있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서울시 의원이 비합리적인 부분으로 지적했던 3억원 이상의 전세 중개료다. 최고 0.8%의 중개료를 받을 경우 동일 가격의 매매 중개료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주거용오피스텔 임대차에서의 상한요율 0.9%를 주택에 맞게 조정하는 부분과 고가주택에 대한 상한요율 인하도 논의 대상으로 부각된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중개보수 현실화" 회의에 참석한 이해광 공인중개사협회 회장은 이러한 국토부의 하향조정 의견에 강한 반발을 나타내고 있다. 협회 회장은 사이트 공지를 통해 "현재 부동산중개업의 열악한 환경에서, 부동산 중개보수 인하를 검토하는 국토부 정책은 잘못됐고, 현재 중개사 1인당 월 거래건수가 한 건이 안 되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제시하는 중개보수 요율은 현실성에 맞지 않으며, 실제 영세사업자인 경우가 대부분인 대다수 중개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성토하는 분위기다.

▣ 서비스 질 개선 앞세우고, 중개보수 선진화 방법 찾아야
우리나라 국민들은 중개료가 현재도 비싸다는 입장이므로 선진국처럼 높은 중개보수를 합리화시키기란 당장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 중개사무소는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 단순중개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중개연관(이사, 등기) 서비스도 다소 부족하다. 이에 소비자들은 과거 "복덕방"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앞세워 정당한 중개보수 요율에 대해서도 "아까운 돈이 나간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됐다.

반면 중개업자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의견이다. 공인중개사가 매매/임차 계약 1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부동산 물건을 접수 받고, 매도인을 설득하고, 거래로 연결시키기 위해 수많은 매수인과 임차인을 연결하고, 동일 물건을 두고 수많은 중개사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최종 계약서를 작성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후에 발생하는 법적인 분쟁의 책임 부분(1억 원 이상의 공제보험 가입)까지 고려하면 결코 저렴한 중개보수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결국 계약 당사자와 중개인 간의 중개료에 대한 인식차이가 이처럼 큰 상황에서는 서비스의 질 개선 없이 중개보수의 상향조정이 요원하다고 볼 수 있다.

단기간 내 눈에 보이는 즉각적인 체계 변경과 수요자의 인식 전환은 어렵겠지만, 이미 법제화 돼 있는 "전속 중개"의 활성화를 통해 중개보수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개시장은 일반(공동)중개와 전속중개의 형태로 구분된다. 일반(공동)중개와 달리 전속중개의 경우 선진국처럼 양질의 서비스가 가능한 형태다. 집주인과 중개인 사이에 사전에 서면계약을 의무화했고, 중개인의 2주 1회이상의 문서보고, 3개월 수준의 계약기간 등 각종 의무사항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이러한 의무 사항들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개보수는 일반(공동)중개와 동일하게 적용돼 전속중개 활성화를 위해 중개인들이 노력해야 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일원화된 중개보수, 다원화 체계로 바꿔보면 어떨까?
중개보수 체계를 지금처럼 중개유형의 별도 구분 없이 일원화된 체계로 유지하기 보다는 중개서비스의 질적 유형에 따른 다원화된 중개보수 체계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일반(공동)중개와 전속중개에 더해 법률 컨설팅 부분이 강화된 "전문중개(가정)"라든지 고가의 주택을 전담하여 거래하는 "프리미엄중개(가정)" 등으로 확대하고 중개료도 다원화하는 형태다.


수요자의 서비스 요구 눈높이에 맞춰 중개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합당한 보수를 요구하는 것이다. 공인중개사 업무의 영역을 확대하는 방법도 있다. 중개사고 방지를 위한 에스크로(escrow)제도를 중개업에 도입하거나, 거래안전을 위한 보험상품(구입자금보증, 임차보증,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등)과 저리 대출을 위한 금융권 알선까지 패키지로 진행하는 업무범위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업무범위의 확장을 통해 소비자는 2~3중의 비용부담을 중개사무소 한 곳으로 일원화해 전체적인 비용부담은 오히려 낮출 수도 있다.

결국 각각의 중개유형 타입이나 서비스 방식에 따라 공인중개사 스스로 서비스의 품질을 높여보는 것이 거래문화를 선진화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소비자는 고품질의 중개서비스에 따르는 적절하고 합리적인 비용이라 인식한다면 "충분한 서비스에 응당한 보수를 지불한다"는 선진화된 방향으로 점차 변모할 것이라 판단된다.

# 에스크로(escrow)제도란?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권리이전과 대금지불을 제3의 독립적인 중개인(중개법인)이 대행하는 제도를 말함. 예를 들어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 사이에서 사려는 사람에게 돈을 받아 가지고 있다가 파는 사람이 부동산 소유권이나 기타 다른 권리들(전세나 임대권 등)을 이전시켜 준 것을 확인한 후에 돈을 지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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